지금은 목표도 없고 꿈도 없다.
탈출구도 없고, 착한 것도 없다.
일상에 취해서,
그렇게 살 수 있을 것도 같지만,,
보람이 없어, 허무함에 돌아올 나다.
그렇다고 나에게 어떤 열정도 없기에,,
어디가서 뭐라할 용기도 없다.
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,
종로의 인경을 두개골이 깨지도록 들이박을,,,,
내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어 우렁찬 소리를 낼,,,,
그런 용기는 없다.
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것만 같다…
난 아버지 것인데,,아버지께서 뭘 기대하시는지 모르겠다고,,
그저 채념할 뿐.
그날이 오면
/심훈
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
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
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
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
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
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.
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
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.
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
육조(六曹) 앞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
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
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
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
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.
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
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.
[출처] 심훈의 ‘그날이 오면’